노현정이 왜 이기적?

자유연상 | 2006/08/11 10:59 | rockchalk
노현정의 결혼 발표가 이렇게 큰 파장을 부를 줄 몰랐다. 사람들이 모두 제각각 한 마디씩 하고 싶은가보다. 처음에는 노현정이 된장녀의 표본이라는 주장과 이에 대한 반박이었고 어제는 노현정이 여성들에게 민폐를 끼쳤다고 주장한다.

내가 볼 때는 된장녀라고 혹은 이기적이라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이기적인 생각의 발로다. 순전히 자신의 입장과 경험과 가치관 하에서 질투하고 푸념하는 것이다. 이는 모두 전형성(prototype)을 부여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 머리 속에 있는 생각을 쏙쏙 빼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고 모든 사람을 카테고리화한다. 이런 경우에는 이런 사람 저런 경우에는 저런 사람이라고, 이 사람은 이래서 이런 행동을 했고 저 사람은 저래서 저런 행동을 했다고 자신있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견이라는 것이다.

노현정이 된장녀라는 것은 일축할 가치도 없지만 간단히 짚고 넘어가자. 자신은 미래를 약속한 사람이 없는 솔로다. 된장녀든 아니든 현대가 재벌이 그것도 호탕하고 성격 원만한(신문기사에 의거하면 그렇단다.) 사람이 당신에게 프로포즈한다. 당신은 자신있게 거부할 수 있겠는가? 이건 반대로도 마찬가지다. 준수한 성격과 미모를 지닌 삼성가의 딸이 자신에게 프로포즈하면 거절할 남자가 몇 명이나 있을까? 된장녀든 아니든 견뎌내기 힘든 유혹이라면 어떻게 저것만으로 노현정이 과감하게 된장녀라고 단언할 수 있단 말이냐.

노현정이 결혼과 동시에 방송을 그만둬 여성들의 사회생활에 지대한 민폐를 끼쳤다고 한다. 이 주장은 여성에 대한 기존 관념을 타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시킨다고 생각한다. 상기한 전형성을 바탕으로 주장하기 때문이다. 결혼한 노현정을 현 시류에 맞지 않는 예외로 인정하면 그만이다. 만약 기업에서 저리 생각한다면 정지영 등 결혼해서도 좋은 활동을 보이는 아나운서가 더 많다는 예를 들어주면 된다.

노현정이 결혼한다고 해서 그가 여성의 능력 신장에 기여한 점까지 깡그리 잊어버리는 것도 문제다. 결혼하기 전까지의 노현정은 여성들에게 있어 지향점이었을 것이다. 이전에도 여성 아나운서들이 인기는 있었지만 노현정이 그 위상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KBS에 대한 기여도 물론이다. KBS가 노현정을 키웠지만 그에 따른 이익은 속속히 다 챙겼다. 한마디로 본전 다 뽑을대로 뽑았을 뿐 아니라 그 이상의 이득을 챙겼으므로 이 결혼 때문에 손해 본다는 생각을 할 필요 없다.

KBS로서도 미래 손실에 대한 아쉬움은 있겠지만 그렇다고 제2의 노현정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접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여성 아나운서들은 결혼하면 그만이니까 이제부터 남성 아나운서만 발굴해서 키우자고 할 것 같은가? 먄약 KBS가 노현정의 회사내 가치를 정말 높이 평가했다면 노현정을 설득할 수 있는 당근을 줬어야 한다. 노현정의 개인적인 선택만 비난할 필요없이 KBS의 대응(그것이 어떤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회유를 실패한 대응이기에)을 비난할 수 있다.

스포츠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NFL의 전설 Jim Brown은 한창 전성기에 영화배우를 하겠다고 급작스레 은퇴했다. Shaq는 자신을 전체 1번으로 지명해주고 키워준 Orlando를 배신했고 Tracy McGrady는 Toronto를 배신했다. 박찬호는 자유계약 선수 자격을 얻자마자 자신에게 기회를 준 L.A. Dodgers를 배신하고 Texas Rangers로 이적했고 Johny Damon은 Boston Red Sox에서 숙적 New York Yankees로 이적했다. 수많은 메이저리그 유망주들은 틈나는대로 돈 많이 주는 구단으로 떠난다.

그나마 노현정은 타 방송사로 이적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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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현정 결혼, 영화 괴물 뭐가 그렇게 배가 아픈거냐..

    Tracked from Let Your Game Speak 2006/08/11 12:42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더니..사촌도 아닌데 큰 땅 사서 배 아픈 모양이다. 결혼은 지극히 사적인 선택이다. 주변에서 이걸 어찌 생각할까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돈을 보고 택했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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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빅트레인 2006/08/11 11:20

    노현정이 된장녀다, 여성 사회발전에 해악을 끼쳤다라는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죠. 개인의 선택을 누가 뭐라 할 이유도, 권리도 없는 법이니까요.

    하지만 만난지 2주만에 프로포즈하고 석 달만에 결혼식이라... 조금 신중치 못한 결정이 아니었나 싶긴 합니다. 씁쓸하기도 하구요. 뭐, 평소에 별 관심은 없었지만 몇 년 뒤 여성지 지면을 장식하지 말고 오래오래 잘 사시실 바랍니다. ^^

    • rockchalk 2006/08/13 11:45

      노현정이 점점 된장녀 쪽으로 몰리고 있습니다만, 된장녀라는 사실에는 수긍해도 그녀의 선택은 어쨌든 존중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ㅋ

  2. 2006/08/15 17:55

    비밀댓글 입니다

    • rockchalk 2006/08/16 00:55

      그럼 사람들이 머같아 보이면 노현정이 그렇게 했을 때 비판하면 되는거죠. 미리부터 걱정(?)해줄 필요는 없는겁니다.

  3. zz 2006/08/18 17:34

    불안한 겁니다. 자기 예쁜 여친이 어느날 갑자기 이별을 통보하고, 2주 후에 어떤 잘 빠진 부자 넘이랑 결혼해버릴 지도 모르거든요...여자들이야 그런 기회가 오면 아마 2주 정도의 고민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겠죠? 남자로서는 기가 막힐 뿐...

  4. zz 2006/08/18 17:36

    지적으로 보였던, 생각 깊고 조신해 보였던 노현정이 그러는데, 자기 여자친구의 본 모습이 나에게 보이는 겉 모습과 다를지 누가 알겠어요? 나랑 행복하게 키스하고 데이트하는 이 여자가 사실은 뒤에서 잘생긴 부자 남자를 찾아 레이더를 24시간 돌리고 있는지 누가 알겠냐구요...

    • rockchalk 2006/08/19 17:48

      이 글을 쓸 당시는 노현정의 옛 남자친구에 대한 사실은 노출되지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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